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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한 가운데서 춤을
어제와 오늘 그리고 넷플릭스 드라마 <더 폴리티션> 본문
또 꿈을 꿨다. 해연이가 나왔다. 내가 해연이에게 잉여 인간이 되는 것이 싫다고 했다. 해연이는 그 말의 뜻을 이해해 주었다. 울었던 것 같다. 꿈에서라도 해연이를 볼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꿈을 꿔서 그런지 생각보다 일찍 잠에서 깼다.
어제는 재미있는 하루였다. 오전에는 부모님이 짐을 챙기고 주말여행을 가셨다. 현관문을 나서기 전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라는 말이 조금 싫었다. 나가고 나서 큰 아파트에 나는 홀로 남았다. 보고 있던 <더 폴리티션>을 거의 다 보았다. 재미있어서 시작했는데 에피 8에서 마음에 드는 대사가 많았다.
[약 스포]
인생이 선로에서 벗어났다며 한탄하는 주인공에게 그의 어머니가 웃으며 말한다.
Finally. Your life going off the rails is the best thing that could happen to you. Life isn't a train. It's a shit tornado full of gold. You don't have to have a plan. You have to try to stay clean and grab every gold bar you can.
드디어 네 인생이 선로에서 벗어났구나. 네게 일어난 가장 좋은 일이야. 인생은 기차가 아니야. 황금으로 가득찬 똥 토네이도지. 계획 따위는 없어도 좋아. 심신을 정결하게 하고 닥치는 대로 금을 잡아야지.
듣던 아들은 마지막 말에서 똥 토네이도 속에서 어떻게 정결하게 있는지 되묻는다. 엄마는 대답한다.
Well, you can't. And that's the point. This isn't the end. This is the beginning.
음 그렇게 못 하지. 그게 핵심이야. 이건 끝이 아니고 시작이란다.
기차역에서 이루어진 이 장면에서 얼마나 위로를 받았는지 모르겠다. 이런 마음으로 작가들도 대사를 적었겠지? 의도가 성공하셨어요 작가님들.. 그리고 어제 하루는 갑자기 희망찬 하루가 되었다. 감정 기복이 어이가 없을 정도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오랜만에 글을 업로드하고 투데이수가 20이 넘은 것도 괜스레 기분이 좋았고, 방을 조금 치운 것도 뿌듯했다. 오후에는 주변에서 과외를 하고 있던 친구에게 연락해서 집 주변에서 중국 음식과 커피를 마셨다. 중학교 시절부터 머물렀던 지역에 친구를 초대하고 그 시절부터 자주 간 음식점에 데려가 새로운 추억을 쌓으니 기분이 퐁신퐁신해졌다.
너무 추워져서 집에 돌아와 따뜻한 물로 샤워를 길게 하고 머리를 대충 말리고 필요 없는 불을 다 끄고 맥주를 따서 산드라 오가 나오는 영화 <Catfight> 보며 즐겁게 웃었다. 번역된 제목은 <잡히기만 해봐라>였는데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해봐라'가 갖는 뉘앙스가 더 영화에 어울리는 것 같기도 ㅎㅎ
그런데 보다 보니 낮에 본 <더 폴리티션>에서 얻었던 긍정에너지가 조금 준 것 같아서 다시 보다가 잠이 들었다.
그리고 오늘 친구가 나오는 꿈을 꾸고 일찍 일어났다. 날은 서늘했다. 며칠째 화장실을 못 가 일어나자마자 부엌으로 가서 유산균을 먹고 물을 끓이고 따뜻한 블랙커피를 마셨다. 요즈음 다시 빠진 Lennon Stella의 노래를 또 들었다. 기분이 좋았다. 아파트 위층에서 개가 우는 소리가 들렸다. 마음이 안 좋았다.
세수하고 양치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노트북을 챙겨 나왔다. 적당히 바람이 부니 기분이 좋았다. 오늘은 또 무슨 일이 일어날까 생각을 하며 즐거운 생각을 하자고 혼자 되뇌었다. 그런 긍정적인 마음을 가진 채 내가 할 일들을 성실하게 하면 될 것이다. 하루하루 괜찮은 날들을 보내면 된다. 정말 그렇다고 생각한다.
괜히 집에 고양이가 있는 상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