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첫, 강원도 여행 일기 2 (자이글, 아침 수영, 넷플릭스 365)
이번 여행에서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는 '남긴 음식이 없다'는 점이다.
여러 명이 함께 여행할 때 피하고 싶지만 자주 발생하는 일 중 하나는 음식량 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다. 네 명부터는 마트에서 식자재를 구매할 때 계산이 쉽게 되지 않는다. 욕심을 부리다 음식이 남아서 '이건 누가 가져갈래'라고 말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이러한 실수를 반복하기 싫다는 생각이 우리도 모르게 강하게 있었는지, 신경 써서 양 조절을 했다.
또 한 가지 단체가 여행할 때 개인적으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부분은 야외 숯불 바베큐다. 야외도 좋고 숯불도 좋고 바베큐도 좋다. 하지만, 불 조절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특히 MT에서 자주 사용되는) 바베큐는 고기를 안 태운 적이 없는 것 같다. 숯불 위에 깔리는 철판도 깨끗한지 미지수 인 데다가 고기는 그 철판에 눌어붙는다. 숯불에 흘러 들어가 태워지는 고기 기름의 연기는 얼마나 눈을 아프게 하는지. 고기가 잘 익지도 않고 타기만 잘 탄다.
이러한 점들을 한 번에 해결해준 것이 바로 '자이글'. 이번 여행에서 처음 사용해보았다. 묵었던 펜션에서 만 원을 내고 빌릴 수 있다. 위에서 불을 비추기 때문에 위에서부터 지글지글 익어가는 것이 재밌었고, 가운데 구멍으로 기름이 쏙 빠지는 점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배가 불러가는 데도 담백하게 익어진 고기와 야채 덕에 느끼하지 않게 식사를 이어갈 수 있었다. 영업이 쉬운 친구 은교와 그의 동생 유진이는 인터넷으로 가격을 벌써 알아보고 있더라.
널찍한 숙소 거실에 소맥과 삐냐꼴라다(럼은 없고 소주로 대체했지만..)를 먹으며 친구들과 있으니 행복했다. TV를 보는데 뉴스도 보고 이런저런 채널을 돌려보다 <한 번 다녀왔습니다>를 틀었다. 은교와 유진이가 챙겨본다고 했다. ㅋㅋㅋ 귀여워라. 나의 취향은 아니었지만 즐겁게 보는 고 씨 자매를 보는 게 재밌어서 괜찮다. 더 놀다가 돌아가며 샤워를 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 침대에서 핸드폰을 충전하며 까불고 놀았다. 어쩌다 그랬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으나 수빈이 폰으로 넷플릭스의 핫(!)한 영화 365를 보자고 제안했다.
이 영화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없다... 설명할 수 없고 이해도 안 돼서 김수빈이 중간에 껐다ㅋㅋㅋ. 야한데 웃기고 뮤직드라마 같고, 감정선을 따라갈 수가 없고, 스토리 라인도 공감 안 된다.. 즐거운 노래가 나오는 야한 야동을 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해본다...
(3편에 이어서)